호시절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셀프코칭 | 희소식] 호시절(好時節) 입니다 “아니, 더운 데. 입기 싫어.”하며 투덜대는 아들 녀석에게, 저는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며 “이거 안 입으면, 에취이~ 하며 바람에 날아간다.” 말하며, 제 몸은 어느 덧 날아가는 몸동작을 하고 있습니다. 입기 싫지만 엄마가 웃겨주는 통에 어느 새 아들 녀석의 고집은 한 풀 꺾이고, 그렇게 오늘 아침 등원길은 우리 둘의 웃음소리로 가득 찹니다. 이렇게 작은 아들과 마주보며 깔깔 대는 이 순간이, 제 전체 삶에서 단연코 최고의 순간일 것입니다. 가을입니다. 아니, 가을이 ‘왔습니다’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짧은 옷들에 익숙해졌던 나날들이 저물고, 긴 팔에 손이 주춤 가도록 날이 서늘해졌습니다. 노란 버스에 아이를 태워 보내고 나서 가을 아침의 선선한 바람이 좋아 슬리퍼를 끌고 그대로 집 앞 카페로 향했습니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