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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기록(정리중)>

20110523-20110529

5월 24일

 저는 기본적으로 잘 때 꿈을 꾸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 인지 꾼 꿈들은 모두가 의미 있다고 느끼곤 하지요.

 오늘 아침에도 꿈을 꾸었습니다.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모르겠지만, 제 내면을 볼 수 있는 꿈이었습니다. 한 번도 바라보려 하지 않았던 저 아래 제 인생 최악의 부정적인 경험들이 다 연결지어 하나의 영화처럼, 짧은 호흡으로 모두 크게 쿵쿵쿵 다가와서 결국은 울면서 깼습니다. 깨고 나서도 한참을 울어내어야 했습니다.

 코칭을 배우지 않았던 과거의 저였다면, 몇 시간을 누워서 그 꿈을 두려워 하며 멈춰 있었을 텐데 이번에는 울다가 이 감정을 그대로 녹음해서 들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녹음 버튼을 누르고, 심호흡을 하며 스스로 기억나는 한 모든 꿈의 내용과 그 때 제가 꿈에서 느낀 감정들 그리고 그 감정이 불러 일으킨 현실 속 감정들까지 10여분 동안 타인에게 이야기 하듯 다 털어 놓았습니다.

 저장버튼을 누른 후에 저는 놀라운 경험을 하였습니다. 마음이 아주 평화로워졌던 것입니다. 녹음이 된 나의 저 밑감정과 경험들은 사실 살아가면서 잘 떠오르지도 않을 잊혀진 기억인데도 불구하고, 솟아 나왔을 때 직면하고 바라 보고 이야기를 들어 주고 한 것만으로도 그 기억이 옅어지고 평화가 찾아왔던 것입니다.

 녹음한 파일을 들어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그 두려움과 슬픔, 미안함을 직면하기 싫어 했던 내가 '코칭'이란 것을 배우면서 내면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을 많이 하다 보니 불쑥 그 밑감정들이 솟구쳐 올라온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모닝 페이지' 역할도 컸을 겁니다.

 놀랍지요. 바라봐 주는 것만으로도 제 내면은 맑아졌습니다.
 하나씩 꺼내어 바라봐 주고, 안아 주고 나니 그 검은 그림자도 제게 인사를 하며 떠나가더군요. 

 


5월 23일

 

'너무 순수하게 만들어진 이태원표 홈메이드 치즈케익, 멍이 든 치즈같았습니다.'

 남산의 포근함에 너무 행복함을 느껴, 내년에 녹사평으로 이사를 가 볼까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부부가 운영하던 예쁜 커피 가게, 외국인들과 함께 어울리던 거리, 사람 사는 동네라 느껴지는 작은 가게들.
 그 무엇보다도 저를 행복하게 해 준 두 분의 소중한 인연. 마음에 품어 보는 하루였습니다.
 나의 당신은 어떤 하루를 보내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