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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기록(정리중)>

라이프 코치는 라이프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어요? 지난 몇 개월 동안 제 삶의 새로운 장면들을 맞이하고, 도전하며 그 속에 온전한 몰입을 기울이느라, 글로 여러분과 소통을 하는 것을 소홀히 하였었습니다. 이제는 다시 글을 써야 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몇 자 남겨봅니다. 잘 지내셨나요. 언제든지 얼마든지 이 소통을 시작할 수 있었음에도, 소통을 망설여 왔던 저 자신을 고백해봅니다. 그 까닭을 몇 일전에 새롭게 인식한 것이 있어 여러분과 오늘 나누고자 합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제 가슴에 가장 크게 머물렀던 질문은 바로,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였습니다. 강연을 앞두고, 사회자 분께서 저를 설명해 주시는 단어들이 아마도 그 ‘무엇’을 잘 드러내준다고 생각해 본다면, 아마 저는 ‘라이프 코치’, ‘강사’라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저도 누군가에게 제가 하는 일을 설명하는 단어로 그렇게 이야기 하고 있구요.

 

 ‘그래, 나는 이걸 하는 사람이지.’라 쉽게 수용하고 말하고 다니면 되는 것을 제가 지난 몇 달 동안 깊이 있게 고민한 이유는, ‘이 일을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할 자격 조건을 갖춘 사람인가?’라는 질문이 따라 붙었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개의 추가 질문들은 저로 하여금 에너지를 얻게 하기 보다는 오히려 깊은 생각의 수렁으로 들어가게 만들었 습니다. 강의를 하고 난 후, 아무리 평가가 좋더라도 스스로의 평가에서는 ‘네가 오늘 말한 내용에 대해 네 삶에서 너부터 하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라는 날선 평가들이 이어졌고, 1:1 전화코칭을 마치고 나서도 ‘네가 지금 누군가의 삶을 함께할 만한 자격이 있어?’라는 자격 판단의 생각들이 따라왔습니다.

 

 이러한 생각들은 다음과 같은 행동들을 이끌어 냈습니다. ‘내가 학위 과정을 더 해야 지식이 더 쌓여서 이런 걸 할 만한 사람이 되는 거야.’, ‘내가 당당해 지기 전에는 더 적극적으로 일을 못하겠어.’, ‘이 조건이 갖추어지면, 그 일을 할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과 관련된 행동이었지요. 예를 들어 석사 입학, 체중 감량, 활동 감소 등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행동들이 채워지면 언젠가 나는 ‘참 라이프 코치가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오히려 이 행동들의 수레바퀴 속에서 스스로를 향한 날선 평가는 더 거세어져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언젠가 멘토코치에게 ‘저는 코치일까요?’라는 우문(愚問)마저 넋두리처럼 하고 말았지요.

 

 

 

 

 


 그러던 제게 앞서 말한 새로운 통찰이 다가왔습니다.

 

 그것은 코치이로부터 도착한 한 통의 문자메시지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늘 깨어 있으며 자신의 삶을 바라보고, 꾸준히 노력하시는 코치님의 삶의 태도를 통해 저는 많은 것을 배웁니다.’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사실 그 코치이는, 코치로서 생각했을 때 눈에 보이는 성과가 크게 없어 내가 코칭을 잘하고 있는 걸까란 부정적인 자가평가를 하고 있던 분이셨는데, 신기하게 그녀는 제 코칭 세션에, 제가 삶을 대하는 태도까지 보태어 총체적으로 저와의 코칭 시간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세션에서 얻은 새로운 인식만큼 곁에 있는 코치가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과 태도를 통해 더 많은 자극이 되고, 그것이 삶에 많은 변화를 일으킨다는 말이었습니다.

 


그 때, 저는 제 안의 작은 계란 껍질이 부서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라이프 코치’는 적어도 ***정도의 자격증을 갖추고 ***시간 정도의 코칭을 한 경력이 있고, 이미 삶은 구루와 같으며, 삶 속의 이슈들의 모든 문제들에 다 초월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제 사람이란 그런 초월한 지점에 있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닌, 초월해 가는 과정(process)에 있는 존재라는 깨달음이 이어졌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라이프 코치’도 초월한 지점에 있는 존재가 아닌, 삶에서 누군가의 삶을 함께 다루며 살아가는 사람임과 동시에 자신의 삶도 한 사람으로서 ‘깨어 있는’ 자세로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 있는 존재구나란 인식이 들어왔습니다.

 

 그렇구나, 라이프 코치는 다만 다른 이들보다 조금 더 삶을 ‘깨어 있는’시각으로 바라보며 살아가려 노력하는 사람이고, 그 깨어 있는 시각을 누군가와 나누며 함께 성장해 가는 사람이구나, 완전 성장해서 누군가를 돕는다는 개념 자체는 이 존재에겐 있을 수 없구나란 겸손과 지혜가 다가왔습니다. 그러면서 제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아직은 그럴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며 다그치고 낮은 자신감을 갖게 하던 제 마음이 꽃처럼 활짝 펴지며,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떠한 병렬적인 자격을 다 갖춘 후에 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의 과정의 노력으로 채워지는 일이라면, 그 과정 내에 진실로 임할 수 있겠다란 다짐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기다려 주고, 지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침묵의 시간 동안 더 많은 배움이 있었고, 제 안은 더 깊어졌습니다.
지난 5년을 돌아보았고, 앞으로 2년을 계획하였습니다.

 

제가 깨달은 새로운 라이프 코치의 정의를 디딤돌 삼아, 더 소통하고 다가가는 희소가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도 충만하시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