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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기록(정리중)>

[예술과 코칭] 방송-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김형석 교수)_나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 이 달의 문화콘텐츠: 방송 『KBS1TV 아침마당<목요특강>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김형석 교수)』 (2015.1.8.)



“나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여러분, 10월 한 달 잘 보내셨나요? 길에는 은행이 열리고, 짧은 옷들은 옷장에 들어가고, 아이스보다는 따뜻한 음료를 호호 불면서 마시는 가을이 왔습니다. 한참 더울 땐 어서 가을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을이 이렇게 성큼 다가오니 올해 2016년도 이렇게 서서히 저무는 구나란 생각에 괜스레 아쉽습니다. 한해의 시작, 봄은 우리를 꿈꾸게 한다면, 가을은 우리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어때요, 2016년의 이 10개월, 잘 보낸 것 같나요?



 이번 10월의 Skype Call은 안내해드린 대로 김형석 교수의 방송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김형석 교수는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 미국 하버드대학교 연구 교환교수)로, <고독이라는 병>, <영원과 사랑의 대화>, <우리는 무엇을 만드는가>, <희망의 약속> 등의 저서를 쓰신 분입니다. 최근에는 <백년을 살아보니>란 책을 집필하셨지요. 이 분에 대해서는 몇 번 유명 도서 사이트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름을 익히 들어오다가, 우리의 중간 모임 차 합정동 카페 <허그인>에 들렀을 때 1F 서재에서 ‘삶’에 대한 책 한 권에 감명 받으며 읽은 후 덮으니 이 분이 쓰신 책이었습니다. 책 내용이 워낙 우리 ‘프로젝트 2016’ 멤버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한 가득 있어 어떻게 나눌까 하다 마침 이 분이 작년에 방송에서 특강하신 영상을 찾게 되어 이달의 콘텐츠로 여러분들께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에 대해 누군가에게 묻고 싶을 때, 눈앞에 참 자애롭고 지혜로운 현인(賢人) 한 분 계시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난 현인 분들을 돌이켜 보면 그 분들 사이에는 위대한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뭐랄까, 바로 ‘순수함’, ‘아이 같음’이랄까요. 삶을 지혜롭게 가꿔 오신 분들의 표정에서는 연세와 반대로 더 아이 같은 맑음이 전해져 옵니다. 이번 특강을 해 주실 김형석 교수 역시 1920년생으로 올해 97세십니다.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분이 등장할 때에 참 맑은 에너지, 아이 같은 맑음, 세상을 향한 호기심이 가득 전해져 오더군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할지,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일지에 대해 생각하며 삶의 끝 지점을 바라볼 때에 그 세월을 살아내신 분들의 삶을,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김형석 교수는 이러한 삶의 끝 지점(End Picture)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주시는 분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이번 시간에는 이 분이 특강에서 이야기하신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 3가지’에 대해 함께 살피며 우리의 삶을 나눠볼까요. 


 김형석 교수는 먼저 ‘톨스토이’의 짧은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합니다. 그 이야기는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란 제목의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러시아에 바흠이라는 한 농부가 있었다. 바흠은 평범하지만 별 욕심 없이 행복하게 살던 한 소작농이었다. 어느 날 바흠은 우연한 기회에 땅을 조금 얻게 되었다. 그런데 땅을 얻은 이후에는 이상하게도 욕심이 자꾸 생겨 땅을 계속 넓혀가야만 성이 차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바흠은 어떤 지방에서 땅을 싸게 판다는 말을 듣고 그 곳에 가게 되었다. 이 지방은 땅을 파는 방식이 대단히 독특했다. 하루 종일 자기 발로 걸은 만큼의 땅을 주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해가 지기 전에 그 출발점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무효가 되었다.


 바흠은 이 계약에 동의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자기 땅을 얻기 위해 출발했다. 계속 걷다보니 욕심도 생기고 자기 앞에 있는 땅들일수록 더 비옥하고 탐스럽게 보여서 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음식도 먹지 않은 채 구덩이를 파고 표시를 했다. 이미 반환점을 돌아야 했을 시점인데도 바흠은 욕심 때문에 계속 앞으로 나가게 되었다. 해지기 전에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쉬지도 않았다. 마음이 급해 바흠은 장화도 옷도 벗고 달리기 시작했다. 땀이 비 오듯 했지만 조금이라도 멀리 가기 위해 쉬지 않고 달렸다.


 이렇게 해서 해가 막 떨어질 무렵에 출발점으로 간신히 돌아올 수 있었지만 바흠은 그만 심장이 터져 그 자리에 피를 토하며 죽고 말았다. 바흠의 하인이 그를 땅에 묻었는데 그 땅은 바흠의 키보다 조금 긴 3아르신(약 2미터)에 불과했다. 정작 그에게는 단지 반 평 남짓의 땅만이 필요했던 것이다.


[참고사이트] http://yklawyer.tistory.com/638


 

 어떻습니까. 바흠의 모습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어떤 통찰이 올라오시나요? 김형석 교수는 이 이야기를 들며, 자신이 살아오며 이 바흠과 같은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나왔다고 이야기합니다. 더 많은 것을 얻고자 노력하다가 그 많은 걸을 정작 소유하지 못하고 삶을 마무리 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참 많습니다. 이에 김형석 교수는 어리석다고 이야기합니다. 왜냐하면 조금만 더 가져가야지 하다가 모두 잃는 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말이 있지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물질적 소유가 인생의 전부라 생각하며 안 해도 되는 고생을, 공연히 무거운 무게를 지고 살다가 빈손으로 가는 삶을 산다고 말합니다. 사회가 같이 소유하게 되어 있는 것을, 돈이 전부이고, 물질적 소유가 전부라 생각하는 사회 속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산다고 말합니다.








 이 중 특히 사람들이 쉽게 빠지는 소유의 함정은 ‘권력’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든지 남과 지배관계에 있어 갑이 되고 싶은 권력의 욕심에 빠진다 합니다. 이에 김형석 교수는 그러한 권력에 대한 것들은 나이가 조금 더 들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고 이야기하며, 정작 가져야 할 명예 2가지를 이야기합니다. 하나는 ‘칭찬’, 또 다른 하나는 ‘존경’을 받는 것이라 말합니다. 인기는 좋아하면 끝나지만, 존경을 받는 삶은 다르다고 이야기합니다. 아주 소수의 사람이라 할지라도 존경받을 수 있는 삶을 살아야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한 존경은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게 주어진 일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잘해내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김형석 교수가 이야기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 첫 번째는 ‘소유가 많으면 행복해질 것이라는 것은 착각이다. 자신의 소유를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을 때 나도 행복하고 더 나은 사회로 만들 수 있다. 그러한 삶은 존경받는 삶이 된다.’입니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 두 번째는 ‘정신적 가치를 고민하는 소크라테스가 되자’입니다. 김형석 교수는 강의 중 처음으로 칠판을 활용하는데, 굉장히 흥미로운 그래프를 그립니다. 하나는 물질적 가치를 추구한 삶이고, 다른 하나는 정신적 가치를 고민한 삶이지요.




 여러분은 여러분 인생의 계란 노른자 같은 ‘전성기’는 몇 살 즈음이라 생각하십니까? 김형석 교수는 80대 중반 즈음 되었을 때, 친한 친구 셋이 모여 ‘인생을 이렇게 살아보니, 제일 행복하고, 그 때가 가장 좋았다 하는 나이가 언제일까’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합니다. 그랬더니 흥미롭게 세 친구 모두가 ‘60세에서 75세까지’였다고 합니다. 어때요, 동의가 되시나요? 흔히 우리는 30대~40대를 인생의 전성기라는 패러다임으로 생각하고 매 순간 ‘달리기’를 합니다. 그러한 패러다임을 김 교수는 ‘물질적 가치’를 기준으로 한 삶이라고 꼬집습니다. 물질적 가치를 추구하고 사는 것은 배부른 돼지의 삶이라 말하며, 이런 사람들은 중년에 인생에 대한 가치, 의미의 추락을 경험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어느 날 자신에게 명품을 자랑하러 온 중학교 동창을 만나고 헤어지며 ‘아 저 친구, 행복하진 못한 친구로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김 교수는 10대에는 10대답게, 20대에는 20대답게 그렇게 성장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대학에 떨어졌던 처칠도 40세가 넘으며 지도자 자격을 갖추었으며, 마찬가지로 대학에 낙방했던 아인슈타인도 30세가 넘으며 자신의 천재성을 발휘하기 시작했다고 하지요. 김 교수는 자신의 여섯 아이의 예를 들며 대학입학시험이란 것이 기억력이 좋은 학생들이 붙게 되어 있어서, 대학에 가게 되면 기억력이 필요 없다 보니 그때부터 진짜 사고력이 나오게 되었다 합니다. 그렇다 보니 대학에 한 번씩 떨어졌던 아이들이 오히려 지금 대학 교수가 되었다고 하지요. 이런 인생의 후반부에 빛을 발한 이들은 모두 정신적 가치를 귀하게 여긴 분들인 것을 보면, 물질적 가치는 일정 순간이 되고 나면 추락하는 반면에 정신적 가치는 추구할수록 계속해서 성장한다는 것을 역설합니다.


 이러한 정신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은 문학, 음악, 미술 등 예술을 사랑하는 것, 학문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에 이어진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정신적 가치는 큰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가진 사람이 주는지도 모르게, 매번 누군가와 나누면서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정신적 가치를 나누는 활동은, 나눠주는 자신보다 받게 되는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세 번째는 바로 ‘인간관계’입니다. 김 교수는 행복은 인간관계에서 온다고 이야기하며, 지금 내가 소속되어 있는 환경(가정, 직장 등)을 행복하게 만들 수 없는 사람은 사회를 행복하게 만들 수 없으므로, 지금 이 순간 내가 있는 곳을 더 행복하게 만들고자 노력하는 삶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민족, 사회를 위해 고생했던 사람들 덕분에 이 역사가 이어집니다. 이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언급합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전 세계적으로 자유에 대한 바람을 일으킨 사람인데, 이 사람이 세상을 떠날 때 한 말이 참 인상 깊습니다. 그것은 바로 ‘나는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십시오.’라는 말입니다. 이 얼마나 좋은 이야기인지요. 어느 날 김 교수의 셋째 딸이 ‘(먼저 돌아가신) 우리 엄마가 참 어리석었던 것 같애. 그 전쟁 통에 애를 이렇게 많이 낳아서 얼마나 고생했을까. 내가 나이가 드니 참 우리 엄마만 생각하면 마음이 슬퍼.’라고 이야기 했다 합니다. 그에 김 교수는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아마 너희 엄마에게 물어보면 괜찮다고 이야기할 거다. 사랑이 있는 고생은 괜찮다.’라고 말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김형석 교수가 이야기한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를 살펴보았습니다. 적은 사람에게라 할지라도 존경을 받는 삶,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삶, 내가 있는 자리에서 누군가를 행복하게 돕는 인간관계를 지닌 삶, 이 세 가지 삶에 대해서 김형석 교수는 이야기 했습니다. 어떻습니까,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과 얼마나 유사한지요?



 가끔 그런 이야길 듣습니다. 오히려 ‘행복’이란 말이 우리를 ‘행복’하지 않게 만든다고 말입니다. 행복이란 말에 갇혀 그 참 진리에 어긋난 삶을 산다고 말이지요. 그럼에도 ‘행복’이란 말만큼 우리의 삶을 붙잡아주는 말도 없는 것 같습니다. 각자에게 다가오는 만큼 적절히 이 행복이란 말을 붙들며,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나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말입니다.


 다가오는 11월 그 ‘무언가’를 붙들며 지내는 한 달 되시길 바래봅니다.
 고맙습니다.




※ 11월의 콘텐츠: 영화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 2003)
※ 관련 동영상 주소: https://youtu.be/exz—UDuH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