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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기록(정리중)>

Creative Coaching 3번째 송년회를 마치고 (2016년 12월 17일 토요일 17:30-20:30)

 

누구에게나 그런 시기가 있겠지요. 뭔가 열심히 살아오긴 했는데, 그 열심히 살아온 것이 잘했던 것일까. 유의미하긴 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시기 말입니다. Creative Coaching 13기를 마치고 바로 14기를 시작하지 않은 덕에 저는 홀로 지난 3년 동안 진행해왔던 Creative Coaching 강의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기부터 13기까지 함께 했던 분들의 성함을 하나씩 떠올려보고, 그 분들마다 남긴 제 삶의 추억들을 회상해 보며 그 때 참 좋았다, 그 때 이건 참 아쉬웠다는 등으로 저 자신에게 채점표를 매기고 있었습니다. 얕은 사진 몇 장으로 나뉜 각 기수마다의 폴더에는 지난 제 3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제 나름은 정말 열심히 달려온 3년이었고, 각양각색의 추억들을 흩날리며 지친 심신을 회복하는 시간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 제게 물은 가장 큰 질문은 Creative Coaching은 어떤 의미가 있었는가, 무엇을 남겼는가라는 것이었고, 그 답을 찾아가고 있던 찰나였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마치 동시성처럼) 제가 생각하고 있는 일에 가장 맞는 분들을 만나게 되고 저는 제안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2017 송년회였고, 그 생각을 할 때 제 앞에 12기분들이 계셨기에 거침없이 요청 드렸고, 아주 흔쾌히 수용해주셨습니다. Creative Coaching 관련 네트워크 모임(MT, 번개, 송년회 등)은 대부분 강사인 제가 진행을 해 왔습니다. 그러다 저 혼자서 그 많은 일들은 해내기엔 무리가 있었고, 20152월 이태원 MT에서(권재현, 박진우, 이슬기, 한희영)부터 시작하여, 자문자답 시즌2(신정민, 한희영)의 기획까지 교육생분들이 주도적으로 준비하는 일들로 진화해 가게 되었습니다. 특히 제가 2015년에 부산 해운대로 이사를 하고, 수업이 주말에서 주중으로 옮겨가면서 이런 네트워크 모임들을 운영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런 교육생분들 위주의 운영은 제게 큰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러던 과정에 이번 Creative Coaching3번째 송년회를 12기분들이 진행해 주신 경험은 저에게 여러 가지 감동을 남겼습니다.

 

12기분들이 흔쾌히 해 주신다고 했지만, 종종 염려가 되었습니다. 진행하시는 퀄리티는 전혀 염려 안 했지만, 이것을 진행하는 데 있어 어떤 보수도 없어서, 스스로 내적 동기가 있지 않으면 중간에 포기하고 싶기도 하고, 부정적인 마음도 들기 십상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때때로 연락드리면, 언제나 활기차게 회신 주시던 12. 저는 126일에 놀라운 이메일을 받게 되었어요. (물론 이런 이메일은 그 전의 이태원 MT나 자문자답 시즌2에서도 크게 놀랐었죠) 바로 구글문서가 하나 공유되어 왔습니다. 열어본 후 저는 아주 놀랐습니다. 마치 전문 강사가 준비한 듯한 훌륭한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너무나 감탄했고, 우리 네이버 밴드에 소식을 올렸습니다. (물론 그 외에도 종종 카톡으로 진행 상황을 알려주셨고, 저는 늘 감탄했습니다.) 너무 잘 해 주셔서 미안한 마음이 들 때 쯤, 12기분들은 너무 재밌게 했다, ‘너무 행복했다고 말씀해 주셔서 제가 진심으로 감동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기다려지던 송년회가 20161217일 오후에 시작되었습니다. 한 시간 정도 일찍 도착한 저는 준비하고 계시던 12(김민옥, 박미래, 이은지)분들을 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정말 입을 다물 수가 없었어요. 제가 준비하는 송년회보다 훨씬 큰 정성이 가득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준비된 소품들은 일일이 종이를 사서 출력하고 자르고 풀로 붙인 수제작이었고, 그 안에 프린트된 출력물 속 섬세한 기획과 그 디자인에 입을 다물 수 없었습니다. 밴드에 오시겠다고 한 분들 모두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그들의 이름표도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간식들은 손으로 모두 낱개씩 포장해서 개개인마다 줄 수 있게 준비되어 있었지요. 강의장 밖 송년회 알림표, 자신에게 쓸 편지와 타인에게 줄 편지 종이까지.. 저는 입을 다물 수 없었습니다. 특히, 이 날 진행을 해 주신 미래씨의 노트는 제 눈을 의심하게 했어요. 정말 빽빽이 진행할 멘트들을 손으로 적어 두었더라고요. 이러한 감동은 시간이 지나 530분 오픈하면서 더 웃음짓게 했습니다. 각 테이블 마다 테이블 넘버링이 되고, 하얀 포스트잇, 클레이카드가 올려졌습니다. Reception 개념의 책상에서는 접수를 받기 시작했고요. 참가자들은 들어서며 자신의 번호표를 뽑고 입장해야 했지요. 오신다고 한 숫자보다 조금 적게 왔지만, 분위기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처음엔 떨려보이셨지만 입을 뗀 순간부터 완전 프로 강사가 되신 미래씨는 준비해 오신 코멘트들보다 더 훌륭히 진행을 하셨어요. 저는 더 이상 Creative Coaching 강사가 아닌 송년회의 순수한 참가자로 존재하게 되었고, 준비해 주신 프로그램에 맞춰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그 중 자신에게 쓰는 편지는, 제가 강사로서 많이 진행해 왔지만 저 자신이 몰입해서 쓰는 경험은 정말 오랜만이었고, 준비되어 있던 잔잔한 음악에 맞춰 괜시리 울컥해지기 까지 했어요.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숱한 밤을 보내며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은 우연히(그러나 운명적으로) 경험한 장면으로 인해 한순간에 사라지게 되나 봅니다. 3년 동안 진행해 온 이 교육이 어떤 의미로 남겨졌을까라 물어왔던 저에게 명료함을 준 송년회였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음 자체가 기적이었구나.’

내가 무엇을 강의한 것이 아닌, 그저 함께 8주씩 함께 했던 귀한 인연이었구나.’

나는 이 일이 너무 좋다. 계속 해야겠다. 더 열심히 잘 해야겠다.’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맺히는 감동이 가득한 자리였고, 저 자신에게 많은 답을 일깨워준 자리였습니다. 이 글로나마 준비해 주신 분들과 참여하셔서 자리를 빛내 주신 참가자분들(강해리, 김보람, 김예지, 김해지, 박영철, 유샛별, 이가을, 이송이)께 감사합니다. 그리고 13기까지 함께 해 주신 권혁삼 팀장님에게도 감사해요.

 

늘 알지만 까먹게 되는 것, ‘결국 그들이 해낸다. 나는 거들 뿐이다.’라는 코치로서의 철학이 더 공고해졌습니다. 여러분이 이번 송년회를 빛내주셨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저는 제가 할 역할을 더 묵묵히 잘 해낼게요. Creative Coaching으로 만난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