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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기록(정리중)>

[Book Review] 분석심리학자가 바라본 대통령 ‘문재인’의 개성화 여정과 제언 - '운명에서 희망으로(2017)'을 읽고

: 이나미(2017), 운명에서 희망으로, 서울: 다산북스

작성일: 2017-06-20

 

제목: 분석심리학자가 바라본 대통령 문재인의 개성화 여정과 제언

 

우리가 평상 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쓴 책은 그 내용과 깊이를 재지 않고 구매하게 된다. 나에게 이나미학자가 그렇다. 평소 Jung 심리학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고, 관련 전문가들의 글 중에 이나미씨가 풀어낸 글들이 구미(口味)에 맞았다. 게다가 문재인이라니. 그는 지난 봄 뜨거운 대선을 치르고 19대 대통령이 된 분 아닌가. ‘이나미문재인의 조합만으로도 바로 구매하게 되었다. 이 책은 분석심리학자 이나미(당시) 대선후보 문재인의 대담을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다. 책에도 문재인 구술, 이나미 씀이라 적혀 있다. 나 역시 사람을 바라볼 때 Jung 심리학 관점으로 이해하는 것을 즐기기에, 심리학자로서 이나미가 만난 문재인은 어떤 사람이며, 어떤 대통령(정치인)일까 흥미진진했다.

 

전체 4부로 구성된 본 책은 문재인 대통령(당시 대선후보)의 정치인으로서의 삶, 개인의 삶, 대선 후보로서의 정책을 1-3부에 다루고, 마지막 4부에 이나미 학자의 제언이 담겨져 있다. 각 부들도 세부 제목으로 나뉘어 있다. 이는 담화의 순서와 내용에 맞추어 재편집된 느낌이 있다. 1부부터 읽어 내려가면 문재인이란 사람의 정치 인생과 개인 인생을 이해할 수 있다. 1-2부를 다 읽고 나면 이나미 학자가 이해한 문재인의 자기실현 과정(개성화)을 되짚어 볼 수 있게 된다. 그림자’, ‘콤플렉스등의 분석심리학 전문용어로 그의 삶의 장면들을 이해할 수 있고, 그 여정을 전체 큰 그림으로 보았을 때에 그가 어떻게 개성화 과정을 밟아가고 있는지도 그릴 수 있다는 것이 본 책의 강점이다. 막연하게 문재인이란 사람에 대한 이해, 정치 성향을 풀어내는 것이 아닌 문재인이란 사람의 삶을 통해 어떻게 개성이 형성되었고, 그것이 삶에서 어떤 운명적 장면과 마주하며 도드라졌고, 현재 정치인으로서의 삶에 베어나게 되었는지 이해하게 된다. 20176월 지금 그는 더 이상 대선후보가 아닌 대통령이다. 즉 이 책을 구술할 때까지만 해도 대선 후보였던 그가 가진 생각을 읽으며 현재 대통령이 된 그를 떠올리게 된다. 대통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는 본질에서 벗어난 토론의 시간이 만만치 않아 각 후보의 구체적인 정책 제안과 그에 대한 이유를 알기 쉽지 않았으나, 이 책을 통해 문재인 대선후보가 지금의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정책 방향성을 갖고 있는지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다만, 3부에서 대선 후보로서의 정책부분이 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게 아쉽다. 물론 이 책이 나온 시점이 대선 후보 시절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전략적으로 필요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하지만 정치적 방향이 유사한 집필자와 구술자가 서로 주고받는 대담에서 정책에 대한 이야기는 구술자가 정책을 이야기하면 집필자가 그에 긍정하는 대화만 이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는 집필자의 특징인 분석심리학 전문가로서의 코멘트를 할 공간을 없게 한다. 그저 감탄하고 공감하고 지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나미 학자의 역할이 조금 더 포함된 3부를 만들었으면 어떨까란 아쉬움이 있었다.

 

허나 4부에는 이나미 학자가 대담을 통해 문재인이란 사람에 대해 이해한 바를 토대로 제언하는 부분들이 (짧지만) 이어진다. 이 부분은 소제목과 내용이 정반대 구조로 제언하는 형식을 띄고 있다. 이는 Jung이 이야기하는 성인의 올바른 개성화 길은 자신이 갖고 있는 성향의 반대 성향의 모습을 중년에 경험하고 발전시켜 궁극적으로 양 성향의 균형, 조율의 힘을 갖게 되는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예로 신중함이 강점이라면, 제언은 너무 신중해서 들어야 할 주변의 말을 놓치지 말라던지, 주변의 오해를 받을 수 있다던지 식이다. 이는 Jung 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심리유형 검사 ‘MBTI’의 양극을 계속 생각하게 한다. 이 대목에서 나는 이나미 학자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것은 대통령의 임기 기간 중에도 개인과 정치인,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의 개성화 과정(자기실현)을 건강하게 밟길 바라는 것이라 느꼈다. 주변 풍파는 거세더라도 그 속에서 본인을 잃지 않고, 본인이 갖고 있지 않은 극의 성향들을 이해하고 배려해 보고, 보듬고 함께 조화롭게 성장해 가길 원하는 것이다.

 

2017년 봄, 그렇게 대한민국은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했다. 이 책의 5부가 시작된 것이다. 이나미 학자의 말처럼 그는 대선후보 시절보다 대통령이 된 이후가 문제이다. 벌여진 일은 많고 이에 대한 새로운 정책을 실행하기에는 예산이 부족한 실정이다.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그 요구된 바가 즉각 실행되어 제대로 된 변화를 체감하고 싶어 한다. 정국 1년이 그 체감을 얼마나 만족시켜주느냐에 그 평가가 달려 있다. 여러모로 쉽지 않은 정부를 수립한 현 정부, 이 책을 읽고 나서 3부에 적힌 정책들이 아주 작더라도 실행되고, 궁극적으로 제대로 된 정부, 완전히 새로워진 대한민국이 되는 데 가까워지길 기대하게 된다. 문재인 개인의 개성화를 충실히 해 왔으며, 그 개성화 과정에 대통령이라는 역할의 방점을 찍으니, 그가 어떻게 남은 임기 동안 그 역할을 자신이 가진 강점을 적극 드러내고 반대 극의 약점을 시스템으로 보완해 자신의 개성화 과정과 대한민국이라는 집단의 개성화 과정을 이끌지 주목하는 바이다. 독자이며 한 국민으로서 현 정부의 건승, 묵묵한 변화를 진심으로 지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