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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기록(정리중)>

[Book Review] 죽는 날짜를 알게 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힘 - '힘 있게 살고 후회없이 떠난다(2017)'을 읽고



여기 자신이 죽는 날짜를 선고 받은 한 남성이 있다. 그는 자신의 분야에서 어느 정도 전문가로서 입지를 갖고 있던 중년. 이 평범한 한 남성의 삶이, 죽는 날짜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180도 변화하게 된다. 당신이라면, 당신이 죽는 날짜를 알게 된다면, 당신은 어떠할 것 같은가? 저자는 덤덤하게 말한다. ‘아직 죽음이 멀찍이 떨어져 있을 때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각오할 수 있다면, 살아 있는 시간이 좀 더 힘 있고 충실해지지 않을까? 인생을 후회 없이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이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이 남성이 죽음을 맞이하고 다가가는 과정에 동행한다. 마치 독자가 죽음의 여정을 미리 선행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저자는 은연중 우리를 직면케 한다. ‘당신도 언젠가 이 과정을 겪을 거에요. 당신이 나의 죽음을 통해 당신의 죽음을 잘 준비할 수 있길 바래요.라고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간결하고 유쾌하게 써 내려간 그의 이야기는 죽을 시기를 알고 난 후, 남은 시간들이 얼마나 촘촘해지는지를 여실 없이 드러낸다. 자신의 죽음 앞에 슬퍼하기보다 고맙다는 말을 해주었으면 하는 저자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다양하게 전한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확실하다. 1) 죽음에는 준비가 필요하다. 2) 죽음을 외면한 채 살아가면 안 된다. 3) 죽음을 철저히 준비하고 각오하면 편하고 즐겁게 이 세상을 떠날 수 있다. 그는 저 세상으로 가는 힘을 이야기한다.

 

끝까지 유쾌했던 그가 지금 이 비가 내리는 가을밤 일본에서 살아있는지 궁금하다. 에필로그를 통해 이제 산소통을 달고 있다는 그. 그가 쓴 이야기는 정말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는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즐겁고 유쾌하게, 그러나 가볍지만은 않게 말이다. 그에게 새삼 고맙다. 늘 죽음에 대해서 생각했던 나였지만, 이토록 자세하게 과정을 상상할 수 있었던 적은 드물었다. 어떤 독자가 쓴 리뷰처럼, 이 책은 우리에게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유쾌한매뉴얼임에 틀림없다. 감사해요. 고바야시 구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