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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기록(정리중)>

[후기] 뜨거웠던 '크리에이티브 코칭' 제4차 송년회를 마치고

 

오늘입니다. 지난 토요일 있었던 송년회에서 제가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렸던 그 날이요. 우리는 그 날 [Review 2017][Design 2018]에 무언가를 끄적였었고, 저는 그것을 최소한 하루나 이틀 정도만 묵상해 달라고 요청 드렸었어요. 어떤가요. 그 때 나왔던 단어, 문장들이 여러분 안에서 어떻게 깊어지고, 확장되었나요. 여러분들의 2017년과 앞으로의 2018년에 대해서 가까이서 한 분 한 분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그 날 여러분들의 반짝이던 눈빛과 내뿜었던 에너지에서 저는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 신기하지요. 그렇게 다양한 기수의 사람들이 모여 처음 만났는데도 삶에 대해서 나누는 것에 거리낌 없을 수 있다는 것이 말이에요. 아마도 우리는 각자 자신의 지난 삶에서 8주라는 시간을 삶에 대해 다뤄본 적 있는 사람들이라 그런가봅니다. 멀리 3기부터 가까이 16기까지 총 34분이 함께 작은 강의실을 가득 채우고, 복작복작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바라보며 저는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 * *

 

그 날은 늦잠자고 벌떡 일어나 5분 만에 집 밖으로 나오는 것으로 시작한 날이었답니다. 예약한 6:30 서울행 KTX를 탈면 적어도 집에서 5:10에는 나와야 지하철을 탈 수 있거든요. 그러려면 4:30에는 일어나야 하는 거였어요. 그런 제가 실제로는 5:45에 일어났습니다. 시계를 보고 정신을 번쩍 차려서 5분 만에 손에 잡히는 옷 입고 가방 매고 카카오택시로 부산역으로 쏜살같이 달려갔지요. 정말 긴급한 상황이지만 거의 매주 전국으로 일가는 저에게 종종 있는 일이라 침착하게 대처했죠.

 

사실 그런 일은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었어요. 전날 새벽 4시가 훌쩍 넘어서야 잠들 수 있었거든요. 할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그저 1시 즈음 하나씩 열어본 크리에이티브 코칭폴더 속 여러분들과의 시간을 하나씩 곱씹었던 것이 제 머리와 가슴에 계속 메아리처럼 울려 퍼져 잊고 있었던 아주 작은 찰나부터 웃고 울었던 굵직한 일들까지 계속 머릿속에 떠올라 쉽사리 잠들지 못했거든요. 혼자서 그 새벽에 사진 하나하나 모두 열어보고, 영상을 열어보며 만났던 모든 수강생분들과 마주했습니다. 웃었다가도 울었던 새벽이었어요. 그 날 못 뵈었던 수강생여러분들도 모두 잘 계시죠.

 

 

저는 이 강의를 2013년 여름에 시작했었습니다. 그렇게 지난 약 5년 동안 16기라는 기수까지 마무리 지은 날이었습니다. 정말 쏜살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저 눈 앞에 열리는 시간들마다 한 걸음 한 걸음 최선을 다했을 뿐이었는데, 어느 덧 16기라니. 그 날 눈 앞에 앉아 계셨던 기중씨나 동준씨 같은 3기분들을 뵈도 엊그제 만난 사람들 같은데, 금방 만났던 것 같은 범찬씨만 해도 9기였습니다. 그리고 그 분들과 앉아 있는 분들이 그 날 종강한 16기분들이셨지요. 여러분들은 그 자체로 제 삶의 증거구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송년회를 준비하며, 언제나 그렇듯 희소코치가 준비한 자리는 왠지 모르게 편하고, 갔다 오면 무언가 정리가 되고 참 좋아.’라는 느낌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준비한 내용들은 크리에이티브 코칭에서 다뤄지는 내용으로 굵직굵직하게 준비했습니다. 많이 내용을 채운 것도 아니었는데, 주어진 세 시간이 부족하다 느껴졌던 것은 아마도 제가 준비한 2% 외에 여러분의 삶이 채운 98% 덕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첫 번째는 한 주 리뷰 질문에서 따 온 ‘2017년을 돌아보는 31가지 질문으로 시작했지요. 41조로 만난 우리는 자신을 제외한 3분과 지난 한 해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질문 인터뷰 시간을 가볍게 가졌습니다. 어찌나 잘 나누시던지요. 그리고 사뭇 진지하면서도 유쾌하시던지. 멀리서 바라보며 괜스레 미소가 지어졌어요. 역시 크코 수강생 여러분이셨어요.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인생 그래프를 리뷰해 드리며, ‘과거(2017)’미래(2018)’을 다루는 시간을 가졌지요. 과거는 자원이라는 이야기, 그리고 미래삶의 유한성을 인식한 그 삶의 끝장면과 정렬(alignment)’되어 있어야 된단 이야기로 이어진 시간에 여러분들의 눈빛은 참 진심어렸습니다. 잠시라도 자신의 삶을 제대로 마주하려는 그 마음이 제게도 전달되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저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로 마무리 지었지요. 미래는 없다, 오직 현재만 있다. 미래를 생각하는 것과 과거를 생각하는 모든 작업은 오직 내 눈 앞의 현재를 잘 살 수 있도록 모아져야한다고 말씀드렸지요. 다들 내년부터 시작하려던 다이어트라 오늘은 맥주 열려고 하시다가 에잇! 하는 느낌을 받고 같이 웃었습니다. 역시 오늘이죠? 오늘, 오늘, 오늘 뿐일거에요. 끝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활동을 벗삼아 누구에게 갈지 모를 축복담은 크리스마스 카드를 쓰고, 그것을 랜덤으로 받아가는 시간을 가졌어요. 누군가가 받을지도 모르면서, 그저 그 사람의 2018년이 아주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품은 여러분들의 모습이 참 반짝 거렸습니다. 더불어 경품행사! 은지씨께서 가져와 주신 책 오늘, 진짜 내 마음을 만났습니다.’ 3권과 다이어리 자문자답 다이어리’ 3, 제 손카드 2개로 풍성하게 마무리 되었네요.

 

 

그렇게 공식적인 송년회 세 시간이 흐르고 남은 1시간 우리는 여유로운 담소 시간을 각자 가졌습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정말 할 말이 넘쳐 보였던 여러분들. 삼사오오 모여 깔깔 웃으시는 모습에 가슴 한 켠이 벅찼습니다. 수줍게 책에 작은 글도 써 드리고, 같이 사진도 찍고 하다 보니 어느 새 깜깜한 밤. 한 분 한 분 인사드리고 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시간 상 많은 이야길 나누지 못했지만, 한 분 한 분 오셔서 인사하고 헤어지는데 마주한 눈빛에서 각자가 살아온 시간이 교차하며, 정말 반가운 마음이 들었어요. 많은 이야길 나누지 못했어도, 그 얼굴 하나 마주한 것 자체가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감사한 일이었는지 모르겠어요.

 

* * *

 

여러분들은, 저와의 송년회가 좋으셨다고 이야기하셨지만, 사실 저는 여러분들 얼굴 보고 싶어서 그런 자리를 마련하게 됩니다. 함께 8주 매주 보던 사이가 시간이 지나서 보려 해도 쉽지 않은 각자 다른 삶으로의 진입, 그것이 주는 아쉬움에서 벗어나 그렇게 공식적으로 뵐 수 있어서 어찌나 좋은지요. 얼굴 비춰주신 것만으로도 참 저에게 큰 연말 선물이 되었습니다. 헤어질 때 따로 인사 나누시지 못한 분들 마저도, 이미 14시 시작할 때 저 강의실 문 열고 들어오시는 모습을 본 순간부터 이미 제 마음은 좋았어요. 울컥했어요. 반가워서. 저의 2013년이고, 14, 15, 16, 17년 그 삶의 증거가 되 주신 여러분들이었습니다.

 

다 마치고 돌아오던 그 날 밤 SRT 안에서 생각했어요. 사실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리지 못했지만 저는 오늘 송년회를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함께 했었습니다. 글쎄요. 언제가 또 올까요. 오면 감사한 일이지만, 오는 것이 당연한 것은 아니겠지요. 늘 그런 마음으로 이 일을 해 왔었구요. 볼 수 있음이 벅참 그 자체였어요. 지난 516번의 강의를 하며 늘 이 기수가 마지막일 수 있겠다.란 생각을 품고 해 왔었습니다. 때때로 제 삶의 사이클이 급 변화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쉽지 않은 순간도 있었지만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었습니다. 2015년 부산으로 이사오고 나서도 그렇게 강의를 이어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자리에 서서 만난 여러분들과 삶을 나눌 때, 정말 있는 그대로 제 존재가 살아있음(alive)’을 느꼈고, 이 일을 하는 것이 제 삶에 주어진 소명임을 매 순간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함께 웃을 때, 울 때, 제 삶의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모든 순간, 여러분들을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살면서 어떤 일에 몰입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시는 스승이었어요. 정말 감사해요.

 

지난 5년의 시간이 하나의 결과물로 정리된 책 오늘, 진짜 내 마음을 만났습니다(2017)’자문자답 다이어리를 갈무리 삼아 다시 시작될 17기부터는 지금까지 다뤄온 컨텐츠를 넘어선 더 깊고, 중요한 컨텐츠를 새로 담아보려 합니다. 올해로서 지난 5년 간의 강의의 큰 흐름을 매듭짓고, 다시 새로운 흐름을 담아보려 합니다. 그 과정에도 여러분들과 더 우리 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도울 수 있는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송년회라는 자리를 벗삼아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제게 허락해 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희소 드림

 

 


추신 1. 마지막 같이 정리 도와주신 124인방께 감사드려요.

추신 2. 그 날 들려드린 음악은 ‘9기 길범찬(오타르, Otar)’님 음반이었어요. 자기대화일지 쓸 때, 참 우리 마음을 잘 들여다볼 수 있게 돕는 향초같은 음악입니다. 추천해요. (https://soundcloud.com/otarsm)

추신 3. 제가 점심도 못 먹고 강의할 뻔 했는데, 샌드위치 사다주신 16기 태효씨 감사해요.

추신 4. 그 때 미처 알려드리지 못한 크코 소식 2018

1) 17기부터 강의 형태가 전환될 예정입니다. (숙박 과정으로의 전환을 논의중이에요.)

2) 기존의 5주차에 열리던 '기존 기수와의 만남(네트워크 데이)'를 공식적으로 격월 1, 소수 인원으로 신청 받아 진행하고자 합니다.

3) 2월 중 1 day MT 준비중이며, 강의 주제는 '가족'에 대한 워크샵을 하려 합니다. 곧 공지할게요.

4) SNS 시작했습니다. 인스타그램(@artistcoach.heeso), 페이스북으로 자주 소통해요.

5) 나머지는 늘 그랬듯 우리의 네이버 밴드를 통해 알려드릴게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