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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기록(정리중)>

영어로 코칭하는 것도 영어가 아닌 ‘코칭’이었습니다

영어로 코칭하는 것도 영어가 아닌 코칭이었습니다

 

저는 현재 국제코치연맹(ICF)의 인증코치자격 ‘PCC(Professional Certifed Coach)지원을 앞두고 있습니다. PCC 지원을 위한 조건은 몇 년 전부터 충족되어 있었지만, 지금에서야 지원을 하게 된 것은 바로 지원과 관련한 저만의 기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PCC 자격을 포트폴리오 트랙(PCC Portfolio Path)으로 지원하려 합니다. 국제코치연맹에서 인증 받은 국내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국내 코치분들께 우리말로 코칭 시연을 평가 받을 수 있는 ACTP 트랙(ACTP Path)이 아닌, 포트폴리오 트랙으로 지원하려 하는 데는 포트폴리오 트랙이 가지고 있는 2가지 사항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는 PCC 혹은 MCC와 같이 높은 자격의 코치로부터 멘토 코칭을 10시간을 받는 것과 다른 하나는 영어로 코칭 시연한 녹음 파일과 녹취록(transcripts)2개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두고 조금 돌아서 가려할 때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였습니다.

 

저는 2년 안에 지금 현재 하고 있는 1:1 라이프 코칭 비즈니스를 외국인이나 교포에게 영어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말 그대로 영어로 코칭하고, 강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머리로 그리는 것에 몸이 따라만 가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늘 꿈은 꾸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 저를 보면서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을 스스로 그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바로 이왕 취득해야 할 PCC 자격을 포트폴리오 트랙으로 지원하기로 한 것입니다. 말 그대로 영어로 코칭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스스로 만든 것입니다. 첫 번째, 한 번도 만나본 적도 없는 미국에 있는 MCCTeri-E Belf 코치에게 멘토 코칭을 의뢰하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Teri와 계약을 맺고 10회의 멘토코칭 세션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은 저로 하여금 영어로 코칭을 하는 외국인 코치가 어떤 영어 표현으로 코칭을 진행하는 지 경험할 수 있게 했을 뿐 아니라, 코칭을 받기 위해서는 저도 제 삶을 영어로 표현을 계속 해야 했으므로 코칭 관련 영어 실력을 2배로 키울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이었습니다. 다음은 주변에 동료 코치 중 영어로 코칭을 할 수 있는 분께 요청 드려 영어로 피어 코칭하기로 하고, 지난 몇 개월 동안 함께 30분씩 영어로 코칭하는 것을 훈련해 왔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영어로 코칭을 하고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많이 없어졌습니다. 영어로 코칭한다는 것은 단순히 제가 우리말로 코칭하고 있는 표현들을 영어로 전환해서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영어를 주 언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문화를 이해해야 했고, 그들이 생활 속에서 쓰는 입말로서의 영어를 이해해야 했습니다. 한 예로 우리말로 고객을 인정해 주는 말과 영어로 인정해 주는 말의 뉘앙스는 달랐습니다. 그러한 차이들을 막연히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계속 경험하고 깨지면서 그래도 해 볼 수 있겠다까지는 왔습니다.

 

그러나 진짜 진실로 깨달은 것은 또 있습니다. 바로 영어로 코칭한다는 것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영어가 아닌 역시코칭이었다는 것입니다. 오늘 아침 동료코치와 함께 하는 코칭 시간이 있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요 근래 영어로 코칭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영어로 코칭하는 것을 앞두니 살짝 긴장되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코치차례였습니다. 시간이 되어 전화를 걸고, 우리의 대화는 시작되었습니다. 긴장한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대화의 물꼬가 터졌습니다. 역시 고객의 코치어빌리티(coachability)가 코칭에 미치는 영향은 컸습니다. 고객의 ‘career’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나간 오늘, 몇 차례 고비가 있었습니다. 상대방의 상황은 알아들었고, 제 머릿속에도 그 다음 말이, 질문이 떠올랐는데 그 표현을 어떻게 영어로 해야 하는지 머리가 몇 차례 하얘진 것입니다. 떨지 않으려고, 오히려 편안하게 대화하려고 노력하며 겨우겨우 문장을 이어갔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웃었다가 진지했다가 유쾌했다가를 이어가는 우리였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이야기해 갔습니다. 그러다가 고객 역할을 해 주시던 동료가 울컥 눈물이 올라왔고, 그걸 듣던 저 역시 울컥했습니다. 언어를 넘는 우리들의 연결지점이 있었습니다. 말로 했어도, 그 말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괜찮은 영어 표현보다 더 넘는 코치의 존재감(presence)의 중요성을 한 번 더 느꼈습니다. , 순간 깨달음이 올라왔습니다. ‘그래, 그렇구나. 내가 지난 2년 동안 노력했던 영어로 코칭한다는 것에 대해 내가 큰 착각을 하고 있었구나.’ 저는 영어로 코칭한다고 하면 지금 제가 코칭하고 있는 모습을 영어로만 표현한다고 생각했고,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할까에 초점을 맞추고 노력해 왔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경험이 쌓여가면서 깨달은 것은 바로, 그 영어를 잘한다는 것을 넘어서는 코칭을 잘한다는 것의 중요함이었습니다. 본질에 초점을 맞추면 그 나머지 것은 저절로 맞추어지나 봅니다. 코칭을 잘 하려 노력한다면, 영어로 코칭을 하는 것은 어느 정도 기본기를 넘어서면 저절로 흐름따라 벌어지는 어떤 장면이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렇게 또 하나 배웠습니다.

 

이번 달 안에 저는 계획에 맞추어 PCC 포트폴리오 트랙에 지원합니다. 그 동안 Teri와 했던 멘토코칭을 돌아보고, 동료 코치와 진행했던 코칭들을 살피려 합니다. 이제 이미 PCC 합격 여부는 제게 중요치 않습니다. 제가 원래 이루려 했던 내적 기준을 충족했기 때문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영어로 코칭한다는 것을 꾸준히 훈련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소중한 교훈, 영어로 코칭한다는 것에서도 영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역시, back to the basic 코칭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으니까요. 오늘도 이렇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