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든 것에는 반드시 그 ‘끝’이 있습니다. 당신은 ‘끝’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아쉬움, 서글픔, 슬픔, 두려움…. 늘 지속될 거라 생각했던 무언가에도 ‘끝’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지만, 알고 싶지 않아합니다. 저는 직업 때문인지 늘 ‘끝’을 염두에 두는 버릇이 있습니다. 가족과도 지인과도, 하는 일도…. 늘 그것의 끝을 기억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것은 ‘끝’을 떠올리는 것이 주는 선물 때문입니다. ‘바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직 우리는 함께 있다. 아직 나는 그것을 할 수 있다….’ 즉, 그것이 지금 내게 주어진 소중함을 절절히 느끼게 합니다. 내게 주어진 그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늘 기억하고, 그 사람을 그리고 그 일을 대한다면 당신은 무엇을 달리 해 볼 수 있을까요? 모든 끝에 후회가 깃드는 것을 막을 순 없어도, 끝을 기억하고 대하는 것은 그 다가올 후회를 조금 덜어내게 도울 수 있습니다. 오늘 당신에게 주어진 무언가의 그 끝을 기억하고 그것을 대해봅시다. 어떻게 대하고 싶나요?
참… 중요한 것 한 가지를 잊을 뻔 했네요. 당신의 삶, 육체에도 그 ‘끝’이 있다는 것. 내게 주어진 이 하루도, 나의 삶도 그 끝이 있다는 것…. 우리 오늘만은 더 생생히 기억해봅시다. 지금 마시고 있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이 마지막일수도… 지금 먹는 밥이 마지막일수도… 당신의 삶에도 끝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아주 사소한 당신의 삶의 순간들이 눈물나도록 소중해질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오늘은 그저 주어진 당연한 것이 아닙니다. 귀한 이 하루, 그리고 당신. 오늘도 부디 있는 그 자리에서 조금 더 평온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래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