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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기록(정리중)>

개구리가 깨어났대요

개구리가 깨어났대요

 

36, 어제는 24절기 중 3번째 절기로 경칩(驚蟄)’이었습니다. ‘경칩이 되면 삼라만상(森羅萬象)이 겨울잠을 깬다는 속담이 있지요. 옛 사람들은 이 무렵에 첫 번째 천둥이 치고, 그 소리를 들은 벌레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합니다. 말 그대로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살아 움직이기 시작하므로, 사람들은 이들을 보호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또한, 지혜롭던 선인들은 그 만물들에 자신들 역시 속함을 알고 있었습니다. 겨울 내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서서히 펼치기 시작했었지요. 겨울 내 적게 먹어 작아진 소화기관에 푸른 봄나물들을 넣어 생명의 기운을 넣었고, 봄 공기를 깊게 들이 내쉬며 몸 구석구석 펼쳐내고, 한 해 농사 지을 씨앗들을 골라냈습니다. 얼어붙어 있던 땅을 농기구로 솎아내며 올해 농사도 잘 부탁해.’란 정성스런 마음으로 자연에 인사했습니다.

 

당신의 경칩은 어떤가요? 현대인들이 아무리 나 잘났다라는 마음으로 높은 빌딩을 세우고, 빛의 속도로 반응하는 인터넷 세상에서 살아낸다 해도 우리 역시 자연의 일부분인 생명입니다. 만물의 변화에서 제외될 수 없는 생명이지요. 집 앞 화단에 심겨진 동백이 눈이 펑펑 내리던 날 동백순을 내밀었습니다. 그리고 비바람 치던 그 날에 동백순의 입을 벌렸습니다. 이윽고 해가 조금 그 빛을 비추던 날,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그 한 송이 동백꽃과 우리는 생명의 흐름을 같이 합니다. 당신의 삶이 한동안 겨울과 같았나요. 삶의 어느 부분이 잘 풀리지 않았나요. 움직이기 쉽지 않았나요. 모든 생명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이 때, 한 번 생각해 봅시다. “내 삶에 어떻게 하면 경칩을 불러올 수 있을까. 만약 새로운 계절이 다가와 변화를 시작할 수 있다면, 내가 오늘날 내 삶에 불러오고 싶은 변화는 무엇일까. 아직 먼 것 같지만, 올해 가을을 떠올렸을 때, 나는 내 삶에서 무엇을 추수하고 싶은가. 추수하고 싶은 그것을 위해, 나는 오늘 어떤 씨앗을 심어야 할까.”

 

경칩입니다. 겨울잠에서 깬 개구리처럼, 그 개구리가 몸을 쭈우욱- 펼쳐 기지개하고, 폴짝 어디론가 경쾌히 뛰어오르듯, 우리네 삶도 이젠 잠에서 깨어 기지개를 쭈욱욱-하고, 우리가 살아가고 싶은 삶으로 폴짝 경쾌히 뛰어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런 당신의 삶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