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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기록(정리중)>

언제나 ‘과거의 나’는 ‘현재의 나’에게 필요한 지혜를 전해줍니다. #자기대화일지

새벽 4시반 눈을 떠 준비하여, 5시 40분 즈음 부산역이 도착했습니다. 언제나 부산역 새벽 풍경은 이 시각에도 벌써 하루를 시작한 사람들이 이리도 많다는 걸 기억하게 해 줍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삶, 그 시간 속에서 각자의 속도로 나아가고 있음을 느끼지요. 저도 종종 그 새벽, 다른 이들보다 조금 일찍 하루을 여는 삶을 엽니다.

늘 두 시간 남짓 이동시간은 제게 흥미로운 시간입니다. 제 기저의 욕구를 채울 수 있는, 온전한 저만을 위한 시간이거든요. 오늘은 마침 <자기대화일지> 노트 한 권을 끝까지 다 쓴 것이 있어 그것을 온전히 읽는 시간으로 삼아둔 터였지요. 그 어느 책보다 흥미진진할 “내 손으로 내가 쓴 나의 이야기”를 보다 더 귀하게 읽는 시간으로 만들어 줄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사서 기차 좌석에 앉았습니다.

어찌나 꾸준히 적었던지요. 날짜, 쓴 시각. 그리고 그 순간들마다 내 안에 맴돌던 생각과 내 몸에 느낀 감정들, 지금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기억도 안나지만 그 때는 나의 하루를 지배해버리던 사건들. 한 문장 한 문장 음미하며 내려갔어요. 3년 전 책 <오늘, 진짜 내 마음을 만났습니다>에서도 소개했던 읽는 법 대로, 문장들 속 제 마음들을 잘 표현해주는 부분들은 별도로 필사해 두면서요.

다 읽고 눈을 감고 잠시 쉬었습니다. 그리고 숨쉬기로 몸을 이완했습니다. 그리고 읖조렸지요. “성향아 수고했다. 이렇게 지금은 기억도 안 나는 순간 순간에도 너는 네 중심을 잃지 않고, 진심 담아 살려 노력했구나. 네 어깨가 굽어지고 긴장되어있음이 그냥 그런 게 아니라, 그 시간들의 흔적이구나. 수고했다. 쉬어. 쉬어.” 그리곤 오늘 저녁 코칭스터디 책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에서 소개된 “자비심 명상”에 집중하며 쉬었습니다.

자기대화일지를 꾸준히 썼기에, 근래 내가 무얼 고민하고, 그 고민을 어떤 방향으로 해결하고 싶어하는지에 대해 깨어있을 수 있었고, 뭘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지도 일상 속에서 잊지 않고 있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한 권 끝을 덮을 무렵엔 대부분의 행동을 이미 한 저를, 제가 일지 초반에 원한 상태로 나아간 지금의 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 + 일지 다 읽은 후, 바로 실행에 옮긴 것 2가지
1) 대만에 있는 워크샵에 대해 문의 메일 발송 완료
2) 숭례문학당 블로그 글쓰기 22기 신청완료. )

한참 셀프코칭에 대한 몰입을 마친 후, 주변을 돌아보며 몸과 마음을 깨웠습니다. 저와 같이 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한 이들이 가득찬 열차 내 풍경, 그러다가 눈에 들어 온 <KTX 매거진> 1월 호 표지에 적힌 문구.

“삶은 여행, 여행은 삶”

오늘 나의 삶도 여행임을 잊지 않고,
그 무게에 그 압력에 눌리기보다는
그 압력마저도 춤추듯 그저 함께 존재하며 나아가는
그런 하루를 살고 싶습니다.

내일부터 다시 새로 시작할 자기대화일지 노트에는 또 어떤 제 삶이란 여행의 기록들이 남겨질까 설렙니다.

2019-01-29 8:56am
광명역 지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