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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기록(정리중)>

20121223-20121229: 당신도 긴 터널에서 빠져 나왔던 적이 있나요.

12월 23일

 

 일상 속에서 얼마나 자주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시나요? 저는 횟수로는 오랜만이 아니겠으나, 왠지 심적으로는 아주 오랜만인듯하게 느껴지기만 하는 저만의 시간을 만끽고 있는 중입니다.

 

 최근 제 머릿 속에 맴돌았던 것 중 하나가 '내 공간을 갖고 싶다'였습니다. 이상하지요. 나름 신혼집이라고 달달한 공간 하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간'이란 단어에 여전히 꽂혀 있는 저였으니까요.

 그러던 오늘, 저녁을 먹고, 어느 토요일과 다름 없는 평범한 저녁을 보내다가 거실에 놓여 있는 나무 박스를 바라보는 데 이런 인식이 올라왔습니다. '저기 앉아서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싶다.'란 소망. 

 

 바로 작업 들어 갔지요. 제 특기가 가구 옮기며 대 청소하기거든요. 카페트를 털고 방향을 돌리고, 나무 박스를 ㄱ자 형태로 돌리고, 드레스룸에 있던 나무 책상 하나를 옮기고 하니 가슴이 편안함을 느낍니다. 지금 바로 그 박스에 앉아 글을 적어내려 가고 있습니다. 모든 것에는 화룡점정이 있다 하지요? 얘 하나가 딱 있어줘야 마무리 되는 듯한 무언가. 저에게는 그것이 '향초'거든요. 특히 혼자서 모닝페이지를 적거나, 그림 그릴 때에는 꼭 함께 합니다. 이 아이까지 함께 하니 더욱 마음이 편안해 지네요. 당신에게도 당신을 위로하는 무언가가 있나요.

 

 

 

 향초를 켜다가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마음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오늘 내가 나 스스로에게 무엇을 주고 싶어하는 걸까? 하고. 그러니 내면에서 한 단어가 왔습니다. '축하(Celebration)'

 

 

 

 저는 방금 막 긴 터널에서 빠져 나왔습니다. 바로 그 긴 터널은 '제 힘으로 아무리 하려 해도 풀리지도 않고, 점점 더 저를 조여만 왔던 제 내면의 이슈'였는데요. 그 이슈를 갖고 얼마 되지 않아 김미경 강사의 팟캐스트 강의를 우연히 듣다가 '생각의 근육을 키워라'란 메시지를 듣고 마음 먹고 한 달 동안 일정 시간마다 그 풀리지 않는 이슈에 대해서만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사람의 생각이란 것이 신기한 게, 하루 중 일정 시간 동안만 집중적으로 그것에 대해 고민을 한 것 뿐임에도 불구하고 그 생각의 잔상이 남아 실은 24시간 동안 마주하는 모든 장면에서 그 이슈와 연관지어가며 끊임없이 생각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습니다. 저 역시 이 한 달간 24시간 내내 딱 한 가지. 그 이슈만 생각을 했구요.

 

 

 

 그러다 오늘 진행한 자기변형게임에서 그 이슈의 최종 결론이 제 내면에서 툭 나오면서 드디어 긴 터널에서 나왔습니다. 그 시원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기쁨과 동반되어 오네요. 정말 긴 터널인 것만 같았던 그 이슈에 대해서 명료해진 이 기쁨이 불러올 새로운 제 인생에 대한 설레임이 가득한 밤입니다.

 

 

오늘 한 나의 자기변형게임 점수판

 

 

 

 

 

 그대도 긴 터널에서 빠져 나왔던 적이 있나요.

 지금 혹시 그 터널 속에 있나요.

 

 그렇다면 그 터널에 있음을 거부하지 말고, 충분히 그 터널 속을 느껴보며,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이시길 바랍니다. 때로는 종이에 자신의 마음을 진실되게 다 털어 적어 놓아 보기도 해 봐요. 매일 시간을 정해서 그 고민만 집중적으로 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그 터널 속에 있을 때, 그 터널을 나오는 해결법은 오로지 자신의 내면 속 정답 뿐임을, 자신만이 자신의 답을 안다는 것을 잊지 마시는 나날이 되시길.

 

 

 저도 인생이 곧 다른 터널을 어김 없이 선물로 또 주겠지만, 이제는 반갑게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밤이에요. 좋은 꿈과 함께 하세요. 2012년도 몇 일 안 남았으니 더욱 더 만끽하시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