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 기록(정리중)>

"몰입하고, 걱정하고, 준비하라."

 

 

 코엑티브 코칭(www.thecoaches.com)에서는 그 사람의 내면 속에 있는 두려움의 요소 덩어리를 '사보투어(Sabotour)'라고 일컫는데, 나는 2009년부터 시작한 강의와 이듬해인 2010년부터는 코칭을 해 오면서 늘 그 사보투어에 사로잡히곤 한다. 지난 주 토요일에 있었던 1:1 면대면 코칭에서는 세션을 마친 후, 고객분께 '제가 코칭 세션 전에 얼마나 많이 두려운지 모르시죠.'라는 말로 고백을 했을 정도이다. 강의는 두말하면 잔소리이다. 그 중 가장 큰 사보투어는 이렇다. '네가 뭐가 잘났다고 그들 앞에 서니?'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나에게 그런 자격이 있을까?' '나에게 그럴만한 역량이 있는가?' 이들이 바로 단골 손님이다.

 

 

 오늘도 내일 시작할 강의를 앞두고 그런 사보투어들과 직면하며 모닝페이지를 덤덤히 적어갔다. '나는 이 사보투어들을 어떻게 다루어 왔던가?(내 안의 과거 성공경험 떠올리기)', '오늘은 이들을 어떻게 다루고 싶은가?(내가 원하는 적합한 방법 물색하기)'를 붉은 펜으로 적고 아래에 나의 목소리를 적어내려 갔다. 그러다가 어제 이정화 코치님으로부터 받은 메일 속 문구가 떠올랐다.

 

 이정화 코치님은 나의 롤모델이시다. 그 분은 내면에 아이와 같이 맑고 순수함을 갖고 계시고, 그와 동시에 세상이 준 많은 경험으로 쌓인 강인함도 지니고 계시다. 얼굴에서 나오는 온유함과 평화로움은 만날 때마다 그리고 그 분을 머릿 속에 떠올릴 때마다 나 자신을 '환기'시켜 주신다. 그런 그 분의 메일에서 내 눈에 캐치된 문구는 바로 '하지만 항상 몰입하고, 걱정하고, 준비한 만큼 결과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라는 한 줄이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8주간의 강의와 2주 후에 있는 특강 준비를 하며, 내 머릿 속에 있는 생각들을 그녀에게 이메일로 나누자 이 소중한 한 줄의 문구를 회신으로 선물하신 것이다. 몇 번을 읽고, 읽고 또 읽으며 그 분이 주시고자 하는 마음을 온전히 느끼고자 노력했다.

 

 

 사보투어, 조금 더 단순하게 표현한다면 '걱정'.

 

 어릴 때부터 '넌 너무 걱정(생각)이 많아.'란 말로 주위 사람들로부터 평가 받던 나에게 '걱정'이란 단어는 내 인생을 수렁으로 끌어들이는 악과 같다 느꼈다. 단순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에 타인의 모습인 말투와 행동을 모방한 적까지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코치님께서 주신 저 문구를 묵상하며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걱정이 정말 나에게 있어서 악인가?' 대답은 바로 '걱정, 그것은 나에게 있어 몰입하고 더 치밀하게 준비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걱정을 한다는 것은 하루 종일 내 머릿 속에 무엇을 해도 그 생각이 머리에 맴돈다는 뜻이고, 하루 종일 머리에 맴돌기에 끊임없이 몰입할 수 밖에 없고, 끊임없이 몰입하기에 컨텐츠를 준비해 나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걱정'을 하고, 몰입하고 준비를 한다. 평온하게 걱정을 다루는 근육이 쌓일 수록 얼굴에는 평화가 베이게 될 것이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들을 몰입하며 해내게 될 것이고, 궁극에는 내가 살고자 하는 방향을 밟으며 살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 오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