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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기록(정리중)>

BRAVO, LIFE! - <라이프 사진展 부산>을 보고

BRAVO, LIFE!

- <라이프 사진부산>을 보고

 

삶은 우리에게 예상치 못한 선물을 줍니다. 지난 날, 남편과 산책 중이었습니다. 벽에 붙은 광고지를 보고, 남편이 저거 가고 싶다.’하여서 잘 봐 두었다가 예약해뒀습니다. 당일이 되어 남편에게 예약번호를 알려주고, 저는 아이와 부산박물관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전시를 보고 온 남편은 정말 좋았다.’, 도록까지 사 왔습니다. 그의 눈빛에서 여러 생각들이 교차되는 것이 느껴져, 꽤 괜찮은 전시였구나 싶었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남편이 자기가 예약한 표를 못 썼어. 본인만 쓸 수 있대.’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예약할 때 제 네이버 아이디로 예약한 것이 기억났습니다. 그렇게 얼떨결에 이번 달 안에 써야 하는 사진전시 티켓이 제게도 생겼습니다. 2월 일정을 살피고, 비어져 있는 날에 사진전이라는 일정을 넣어두었습니다.

 

그 날이 다가왔습니다. 아이 등원 준비 시키며, 저도 씻고 나갈 준비를 했습니다. 아이와 나서는 길, 괜스레 마음이 말랑말랑해졌지요. ‘잘 다녀와.’하고 인사한 후,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 얼마만의 전시인가 하며 설렜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대연역에 도착하니, 전시까지 1시간 정도 있어, 근처 카페에 들러 자기대화일지를 쓰며 요즘의 제 삶을 마주했습니다. 아침의 말랑한 기분에서 점점 차분하게 깊이 그러나 행복한 기분으로 옮겨갔습니다. 시간이 되어 부산문화회관을 들어서자 몇몇 오래된 기억이 스쳐지나감을 느꼈습니다. 아마도 아주 어릴 적에 여기에 내가 있었구나 싶었지요.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 온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전시장에 도착해 티켓팅하고, 오디오가이드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짙은 암막커튼을 걷고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전시를 관람한 세 시간 동안, 사진들이 걸어오는 말들을 듣는다고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타임><라이프>의 창간인 헨리 루스(1898-1967)<라이프> 매거진 창간사에서 보고 보는 것을 즐거워하자. 보고 또 놀라자. 보고 또 배우자(1936).’라 말한 것처럼 보고 또 보며살아있었습니다. 각 사진마다의 이야기는 곁에 작게 적혀 있었고, 글씨 한 자도 놓칠 수 없을 만큼 흥미로웠습니다. ‘맨해튼, 작가, 유쾌한, 아프리카 원주민과 같이 이야기마다 제 눈을 사로잡는 단어들이 튀어 올라왔고, 이는 제 열망(desire)의 단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본 전시는 20세기를 바라보는 20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는 This is LIFE’, 하나의 스타일이 되어버린 상징적인 인물과 사건을 나란히 배치한 Icon’, 오로지 20세기에 탄생한 물건과 현상에 대한 오마주를 담은 20th Century’, <라이프>의 창간호부터 마지막까지 관통하고 있는 하나의 시선을 보여주는 마지막 섹션 Hope’, 4섹션으로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전시를 혼자 먼저 본 후, 도슨트 선생님의 설명을 한 번 더 듣고, 다시 전시를 음미하기를 즐겨합니다. 본 전시도 도슨트 시간에 맞춰 간 것이었지요. 10:30에 시작한 도슨트 시간에는 전체 130여점 중 10점 정도 설명해 주셨었는데,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다르더군요. 혼자 볼 때와 또 다른 이야기들이 들려왔습니다. 원주민과 서양 가족사진에 대한 작가의 다른 마음이 드러난 이야기, 마더 데레사와 이해인 수녀님이 만난 이야기, 재미난 동극을 보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 흑인 인권을 주창한 올림픽 수상 장면, 자신의 스승의 장례식에서의 입생로랑, 욕먹지 않을 자신이 있어서 모델에게 계속 같은 포즈를 요구했다던 멋진 사진작가 마거린 버크-화이트’, 최초의 지구 사진 한 장으로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살아있었던 사람들의 무수한 삶의 기록들과 그에 베어 나오는 그들의 삶을 향한 강렬한 열정이 2018년의 제게 생생히 전달되었습니다.

 

 

 

 

 

삶을 먼저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는 귀 기울여 들을 가치가 있습니다. 라이프 창간인, 라이프 포토그래퍼, 사진 속 인물들, 그 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준 오디오가이드 참여자 24분 등 각자가 살았던 삶을 담아서 우리에게 전하는 이야기엔 그들이 살아낸 삶의 보석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제게 걸어온 이야기 중 가장 큰 울림은 우리는 이렇게 살았어. , 이젠 네 삶이야. 너는 어떻게 살 거야?’였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흔하지만 답하기 어려운 이 질문에 저는 이 전시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한 인터뷰 영상에서였지요. 당시 <라이프> 포토그래퍼라고 하면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었다고 합니다. 누구나 선망하는 자리였죠. 그 중 한 포토그래퍼에게 인터뷰어가 묻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나요?’ 그 질문에 미소를 지으며 그 포토그래퍼는 말합니다. ‘, 그 사진의 목적을 찾아야 합니다. 그럼 그 사진은 훌륭한 사진이 됩니다. 저는 인간의 본질을 포착하려 합니다.’ 삶의 목적이라, 거대하게도 들릴 수 있는 이 단어에 다시 한 번 더 <라이프> 매거진은 우리를 생각하게 합니다. 만약 당신의 삶의 한 장면을 사진으로 남긴다면, 어떤 사진이길 원하나요?’ 라고 말이지요. 어떤 장면으로 남고 싶은 사람인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스스로 묻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유쾌했으면 좋겠습니다. 따뜻했으면 합니다. 한없이 티 없는 맑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과 함께였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은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삶의 목적은 어디에 있습니까?

오늘 하루도 그 목적을 향해 있었나요?’

 

영상 매체의 등장으로 역사 속으로 점차 사라져간 <라이프> 매거진은 그 당시 사람들에게 (Life)’ 그 자체였습니다. TV가 없었던 당시, 집으로부터 800m 이상은 나갈 일 없었던 사람들에게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주요한 현안들을 생생한 사진으로 전해주었습니다. <라이프>는 삶의 양면성을 담았습니다. 기쁨이 있으면 슬픔이 있고, 전쟁이 있으면 평화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의 삶을 다채롭게 담아냈습니다. ‘인생에는 목적이 있으며, 우리의 역할은 개인과 국민 전체가 그 목적을 자유롭게 달성하고 공정한 사회가 되도록 돕는 것이라던 창간인 헨리 루스의 말처럼 그들의 찍은 것은 단순한 사진을 넘어 그 당시 사람들이 삶에 깨어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체였습니다. 이제는 역사 속에 사라져간 <라이프> 매거진은 전시라는 또 다른 형태로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각자의 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돕는 또 다른 매개체로 찾아왔습니다. ‘사진이 위대했던 시대에 사람과 세상에 대한 사진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빛나는 시작, 눈부신 기억 <라이프 사진전> 부산.

 

우리가 말과 글만으로는 기억할 수 없는 수많은 삶의 모습이 사진 속에 담겨졌다.’

 

본 글에서 일부 문장은 <라이프 사진전> 홈페이지 속 문구에서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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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남은 말들]

 

세계 평화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라는 한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

집으로 돌아가 가족을 사랑해 주세요.” - 마더 데레사

 

불행하면 인생이 널 비웃을 것이고, 행복하면 인생이 네게 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면, 인생은 네게 경의를 표하리라.” - 찰리 채플린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 찰리 채플린

 

아무도 진정한 자세로 꽃을 보지 않는다. 꽃은 너무 작아서 보는 데 시간이 걸리는데 현대인은 너무 바빠서 그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꽃을 거대하게 그리면 사람들은 그 규모에 놀라 천천히 꽃을 보게 된다.” - 조지아 오키프

 

과거에서 배우고, 현재를 살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져라 - 알버트 아인슈타인

 

챔피언이란 마음 깊은 곳에 있는 것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다. 갈망, , 비전이 그것이다. 당신은 온 힘을 발휘해야 한다. 당신은 다른 사람보다 더 빨라야 한다. 당신은 기술이 있어야 하고 의지가 있어야 한다. 기술보다 의지가 더 중요하다. 의지가 있는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다.” - 무하마드 알리

 

영원히 살 것처럼 꿈을 꾸고, 오늘 죽을 것처럼 살아라.” - 제임스 딘

 

여성에게 입힐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옷은 사랑하는 남자의 두 팔이다. 이 행복을 찾지 못한 이들을 위해 내가 있다.” - 이브 생로랑

인간을 지배하는 것은 운명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이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제 영화의 출연배우들은 대개 7페이지나 10페이지, 혹은 15페이지 정도의 대본만 받게 되는데, 이는 우리의 실제 삶과도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길을 건너간 후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가 다른 장소로 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다음 장면을 모릅니다. 시나리오를 한꺼번에 보여주지 않으면 현실에서처럼 미래를 모르는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는 더욱 탁월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디 앨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