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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기록(정리중)>

[후기] 크리에이티브 코칭 1 Day MT를 하고 - '제가 뭐라고…'

제가 뭐라고

 

당신의 일을 하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지난 25일 일요일 집으로 돌아오는 KTX ,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도시풍경을 보며 눈가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가슴이 벅찼습니다. 알 수 없는 감정들이 목구멍으로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중얼거렸지요. ‘내가 뭐라고…….숨을 내쉬며 그렇게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런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자신을 추켜올려주어도, 세상이 인정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어도 자신은 자신을 끝없이 부정하고, 낮추어보게 되는 그런 때 말입니다. 제가 그런 때를 겪고 있었습니다. 한 달 정도 되었었지요. 겉으로는 아무 일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좋은 일들이 많았지요. 그러나 저는 저를 속일 수 없었습니다. 저는 제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알았지요. 해야 하는 것을 하지 않고 미루고 회피하는 제 자신을 적나라하게 마주하고 있었고, 그런 저를 꽁꽁 묶어 가야하는 길로 가자고 떼 써 봐도 어찌나 힘이 세게 반항하던지 가주지 않는 저와 보이지 않는 거친 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런 제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흘러갔고, 잡힌 일정들은 속절없이 다가와 소화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25일 일요일 13:00, 크리에이티브 코칭 교육생분들과 1 Day MT가 있었습니다. 23일 출장 중 설레며, 일이 아닌 기쁨으로 기다린 순간이었지요. 일주일 전 참가자 간 단톡방도 만들고 TF팀도 나름 꾸려서 아이디어도 내며 함께 준비했어요. 오랜만에 만날 분들을 생각하며 진심으로 좋았습니다. 사적으로 만나는 일은 언제나 기대되지요. ‘로 대하지 않으려, 애쓰지 않으려 노력하며 흐름따라 진행을 이어갔습니다. 기꺼이 먼 길 나서 피자를 픽업해 주신 피자팀, 저와 함께 음식 플레이팅 도와주신 분들, 삼삼오오 자신의 물건(향초, 티백, 삼각대 등)으로 도움을 준 분들, 자발적으로 맛있는 음식을 사오셔서 보태주신 분들, 쌓이게 되는 유리잔들을 묵묵히 설거지 해 주신 분들, 쌓인 쓰레기봉투를 척척 들고 내려가서 정리해 주신 분들. 많이 준비하지 못해서, 다소 썰렁하거나 괜히 왔어라 후회하게 해드릴까 염려했던 제 마음은 어데로 가고, 그 자리에 모두가 각자의 자리를 채우고 그 자리를 빛내주고 있었습니다. 어느 덧 시간이 흐르고, 마치기 전 간단히 소감을 나누는 자리에서였지요. 한 분 한 분 소감을 나누시는데, 그걸 멀리서 바라보는데 마음이 이상했습니다. 그게 뭘까 헤아릴 틈도 없이 흘러간 일정 탓에 아쉽게 헤어졌었지요.

 

제때 주워 담지 못한 마음은 언젠가 흘러넘쳐 결국 마주하게 되나봅니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 그 마음을 만났습니다. 그 시작은 여러분들이 써 준 1분 롤링페이퍼 속 글이었죠. 한 분 한 분의 진심어린 글이 제 마음에 박혔습니다. 한 달 넘게 아리고 아팠던 마음에 연고를 발라주는 듯 했습니다. “그래, 그랬지. 내가 하는 일의 원동력은 결국 사람이었지. 그 사람은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었지. 내가 애쓰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만드는 자리였지…….

 

 

이번 1 Day MT에서는 제가 여러분들에게 코칭받았습니다. 화려하게 채우지 못한 자리였지만, 여러분들이 그 자리를 채워주시는 것을 보면서, 제 일을 조금만 더 잘 하고 싶어졌습니다. 제가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뭐라고, 제가 마련한 자리에 기꺼이 와 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고마웠어요. 그 고마움은 올 한 해 동안 하나씩 잘 보답할게요. 꽃 피는 봄날 우리 산책하며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