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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1 라이프코칭 [후기]

[1:1 코칭 고객 후기] "8개월, 나를 찾아가는 여행" _ 안지연

지난 4월 코칭 첫 세션을 할 때가 기억납니다. 엄마에 대한 이슈로 무기력함이 극에 달해 고민 끝에 연락을 드렸었지요. 이미 몇 해 전 비슷한 주제로 개인 코칭을 받았던 터라 또 다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제겐 쉽지만은 않았어요. 그 때 코치님이 많이 바빠 보이시기도 했고, 그리고 부끄럽더라고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제가 말이에요. 물론 코치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실 거란 걸 알지만요. 감사하게도 흔쾌히 받아주셔서 8개월간 개인코칭을 받을 수 있었고, 모든 세션을 마친 지금, 용기 내 요청 드리길 정말 잘했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처음 코칭이라는 걸 알게 됐을 때 “이거다” 싶었어요. 제가 평소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을 공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좋았고, 삶에 바라보는 태도가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하며 편안함을 느꼈거든요. 그러다 개인 코칭을 요청 드렸었지요. 몇 해 전도 지금도 전 엄마의 이슈로 괴로워하던 중이었어요. 그런데 세션을 진행하며 엄마에 대한 이야기는 일에 대한 고민으로, 내가 정말 원하는 것으로 점점 확장되어가더군요. 처음엔 ‘내가 잘 하고 있는 거겠지?’ 조금 혼란스럽기도 했어요. (그치만 저는 코치님을 믿기에, 잘 따라가 보자 마음을 다잡았던 것 같아요)

 

지난 8개월을 돌아보니 꼭 긴 여행을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저를 찾아가는 여행. 평소 인지하지 못했던, 두려워 외면하던 제 안의 저를 마주하며 낯선 느낌이 들 때도 있었고 저의 욕구를 발견했을 땐 반갑고 즐겁기도 했어요. 그 시간들을 거치면서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저라는 사람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알아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세션 당시 코치님의 질문에 늘 “잘 모르겠다”를 연발했지만, 이제는 잘 보여요. 제 마음이 어떤 과정으로 거쳐 지금 여기까지 온 건지, 그리고 제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도요.

 


존재감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제가 자주 언급했던 말이죠. 있는 듯 없는 듯, 하나 마나 한 거 말고, 내가 가진 내 색깔을 드러내고 내 개성을 표현하고 싶다고. 이제 와 가만히 생각해보니 코칭을 하며 제가 한 말들 속에 이미 답이 다 있더라고요.

힘들어도 아닌 척, 기분이 나빠도 이해하는 척, 슬퍼도 아무렇지 않은 척. 저는 늘 감정을 감추며 살아왔어요. 
제가 무슨 사이보그도 아닌데 늘 괜찮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게 일이다 보니 스스로의 감정도 기민하게 잘 살피고 있다 자신했는데,  들여다보니 아니더라고요. 저는 감정을 누르고 애써 참고 버티고 있는 저에게, 괜찮다, 괜찮다 했던 거예요. 사실 안 괜찮으면서 말이죠.

 

저의 존재감 찾기는 그게 어떤 것이든 제 감정을 존중하는 것.  꾸미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시작이라는,
이 간단한 명제를 인정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제는 제게 말해주고 싶어요. “안 괜찮아도 괜찮다”고. 

 



‘엄마와의 관계 회복’이 코칭을 시작한 계기입니다. 모녀라는 말을 들으면 떠올리게 되는 일반적인 모습. 거기에서 벗어나 있는 엄마와의 관계가 마음을 늘 무겁게 만들었어요. ‘다른 친구들처럼 엄마와 손잡고 걸으며 대화도 나누고, 여행도 다니고, 엄마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딸이 되고 싶다‘라는 욕구는  그렇지 못한 현재의 제게 죄책감과 미안함을 안겨주었거든요. 엄마를 마주하면 나쁜 딸이 된 것만 같아 부러 피하기도 했죠. 지금 제가 직면한 상황을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에 던졌던 질문이  ‘다정하고 살가운 딸이 되고 싶은데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였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질문이 참 어리석었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대로 엄마를 대하지 못하는 것은  엄마에 대한 저의 오랜 실망감과 불안함 때문이었는데.  저는 그 감정을 외면한 채 그저 행동만 바꿔보려 했으니까요. 결국 우리 사이에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어요. 갈등의 원인이 해결되면 엄마에 대한 감정도 달라질 테고 행동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겠죠.


엄마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그런 제가 참 나쁘게 느껴졌어요.  ‘가족이면 뭐든 다 이해해야 하는데 나는 왜 그러지 못할까’ 하고요. 그런데 코칭의 흐름을 따라가다 사실은 그 감정은 너무나 당연한 거였어요. 저는 삶에 있어 통제력이 중요하고 그것이 주는 안정감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깨닫고 나니,  지금의 이 문제가 제 삶에 얼마나 큰 불안과 위기였는지 알 것 같았어요. 저를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으로 자꾸만 몰아넣는 이 상황,
해결을 위해선 결국 제가 아니라 엄마가 나서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요. 그 전까지는 엄마와의 거리를 받아들이고 겪어내야 함을 알아요.  늘 좋은 관계에 초점을 맞췄기에 양가감정이 들어 괴로웠는데, 거기에서 벗어나 생각해보니 답답함이 조금 덜하고 후련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엄마를 다정하게만 대하지 못하는 저를 이제 원망하지 않아요.  제 감정에 솔직해지니 저에 대한 시선도 한결 부드러워짐을 느낍니다. 저는 그걸로 충분해요.


사실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제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20년 가까이 어느 누구에게도 시원스레 털어놓지 못했으니까요. 제 안에 엄마에 대한 미움과 억울함 등이 가득하면서도 동생에게는 엄마를 미워하면 안 된다, 감싸줘야 한다 다독일 정도로.  그랬던 제가 엄마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꺼내놓고 인정할 수 있었던 건,
온전히 희소 코치님을 만나서라고 생각해요.

 


코치님이 변함없이 보여주신 그 진심과 코치님에 대한 믿음과 신뢰, 
그 덕분에 저를 깨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감사해요. 글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p.s  
커피를 내리다 문득 거름종이와 코칭 과정이 닮았다는 엉뚱한 생각이 났어요.
거름종이가 원두 가루를 찌꺼기와 커피로 분리해주듯 
코치님의 질문이 제 감정 속에 담긴 욕구를 알아차릴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고.
이제 제 스스로 저에게 질문을 던지며 또 다른 흐름 속의 저를 만나게 되겠죠.
우리의 인연은 더 오래됐지만 올해 8개월은 특히나 더 잊지 못할 거예요. 
핸드드립 내리며 종종 코치님과의 시간 생각할게요.

 

 

* 본 후기는 공개 기재에 대한 고객의 동의 하에 기재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