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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몰락 왕의 몰락 저의 일상을 살아가면서 바라게 되는 것들은 소소합니다. 아이가 곧 경험할 공교육의 장, 초등학교와 그 교육방식을 신뢰하고 싶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생선이 방사선 오염이 되었을 수입산일까 걱정하지 않고 시장 노점상 할머니께 현금 넉넉히 사 먹고 싶습니다. 아이가 본격적으로 인터넷을 경험하게 되는 언젠가 쉽게 욕설 및 성적 컨텐츠에 노출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둘째 아이를 출산해도 될까란 생계적 고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겨우 대출금 갚으며 전셋집 금액에 맞추어 돈을 모으자마자 전세금이 또 오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을 못 참고 매매를 무리해서 진행하고, 그 부채를 갚느라 내 집은 있는데 일상은 없는 삶을 살지 않았으면 합니다. 제가 돈을 맡긴 은행의 투명성을 신뢰하고 싶습니다. ..
뭘 해주려 하는 마음을 버린 오후 뭘 해주려 하는 마음을 버린 오후 오후 2시 17분. 그 시간이 다가오면 저는 고민을 시작합니다. ‘아이가 하원하면 같이 뭐하지?’ 아이가 저녁 먹기까지 네 시간 남짓 시간을 둘이서 어떻게 보낼까를 골똘히 궁리하는데요. 이 때 느낌은 조금은 압박이 있습니다. 오전 내내 일했던 저도 피곤하면 피곤한지라 뭘 새로 해 주기가 부담스러운 것이죠. 그래서 오늘도 아이가 하원하면 실내 놀이터에 아는 친구네 가족하고 같이 가서 놀리려 했어요. 밥도 사 먹이고 겸사겸사. 그런데 아이가 다가올 때 즈음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비 때문인지 제 몸도 천근만근이더군요. 최근에 일을 많이 했거든요. 내일 새벽에 출장도 있구요.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그냥 집에서 놀아야지 싶었습니다. 약속 취소 연락도 하고요. 아이가 왔고..
다시 새벽의 삶으로 다시 새벽의 삶으로 새로운 마음으로 오늘 새벽 1시에 일어났습니다. 이 때 일어나기 위해 초저녁인 8시에 일부러 잤습니다. 저는 ‘새벽’에 주로 영감을 얻습니다. 그리고 사실 저는 이 ‘새벽’이 아니면 온전히 저에게 집중하기 어려운 삶의 과정에 있습니다. 일, 육아, 학업의 3박자 속에 있거든요. 오전, 낮, 오후, 밤은 아이와 함께이거나, 해야 하는 일정이 있습니다. 오로지 새벽만이 제게 주어진 고요한 몰입의 시간입니다. 그러나 최근은 쉽지 않았습니다. 몰입보다 중요한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 날 할 일을 다음 날로 미루지 않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할 일은 명확한데, 주어진 시간은 쪼개 써도 부족했습니다. 따라서 아이를 재우며 하루의 일정을 다 마쳤어도 다 쳐져가는 몸을 이끌고 책상에 앉았..
기분 좋은 무장 해제 기분 좋은 무장 해제 유독 느긋했던 오늘 오후, 제가 사랑하는 두 남자와 교대 캠퍼스를 유유자적 거닐었습니다. 햇살은 따듯했고, 불어보는 바람에 봄내음마저 느껴졌습니다.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지저귀는 새소리, 풋풋한 연인들의 다정한 대화소리…. 우리 셋은 캠퍼스 구석 빈 농구장으로 들어섰습니다. 두 남자는 퀵보드를 타고 잡기놀이도 하고, 달리기도 하며 웃음소리가 마르지 않습니다. 그 기분 좋은 깔깔 소리를 들으며 저는 농구장 철장 따라 걷기 시작합니다. 따뜻한 햇살, 데워진 공기, 가벼운 몸, 적당히 좋은 기분 그 모든 것이 좋았습니다. 몇 바퀴 걷자 서서히 덥습니다. 저는 얇은 셔츠 위에 입은 스웨터를 벗습니다. 벗은 스웨터를 근처 벤치에 두러 가려 하자, 이미 우리 두 남자는 벗을 수 있는 ..
나는 나의 압력을 환영한다 나는 나의 압력을 환영한다 저는 지금 강한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커다란 콘크리트 벽돌 하나가 내 머리, 어깨, 배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심장에는 험상궂게 거대한 괴물의 제 주먹보다 2배는 클 우람한 주먹이 저를 부서져라 내리치는듯한 통증을 반복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아픕니다. 눌립니다. 쉽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벗어나고 싶다’였습니다. 회피하고 싶습니다. 압력은 분명한 고통이기에, 유쾌한 경험은 아니기에 벗어나고 싶습니다. 내게 온 압력을 원망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저는 압력이 제게 다가온 이유를 압니다. 바로 그것이 ‘창조’의 자연스러운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봄의 새싹은 추운 겨울을 통해 두껍게 말라버린 맨 땅을 머리로 뚫고 나올 수 있는 힘을 응축할 수 있고, 갓난아기는 안전했던..
‘애씀’에 대하여 ‘애씀’에 대하여 어떤 일을 추진할 때 저는 많은 것을 느끼고 살피는 편입니다. ‘이 일을 할까 말까’할 때 먼저 제 마음을 살피지요. ‘나는 이것을 어떻게 하고 싶은가?’, ‘나는 지금 이 순간 무엇을 원하지?’, ‘이것을 하는 것이 내 삶의 방향성에 일치하는가?’ 등의 질문으로 제 마음과 만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 때, 웬만한 것은 살핀 마음에 따라 결정했을 때 별 탈이 없습니다만, 때때로 마음을 살피고 추진했는데도 뭔가 부대낌이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며칠 전, 저는 A라는 일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이들과 함께 추진하기로 공유한 상황이었지요. 그런데 추진해 가는 과정에서 자꾸 ‘삐그덕’ 잡음이 났습니다. 하나가 틀어져서 하나를 다시 바로 잡고, 또 하나가 틀어지고 그것을 바로 채우고. 그런..
개구리가 깨어났대요 개구리가 깨어났대요 3월 6일, 어제는 24절기 중 3번째 절기로 ‘경칩(驚蟄)’이었습니다. ‘경칩이 되면 삼라만상(森羅萬象)이 겨울잠을 깬다’는 속담이 있지요. 옛 사람들은 이 무렵에 첫 번째 천둥이 치고, 그 소리를 들은 벌레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합니다. 말 그대로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살아 움직이기 시작하므로, 사람들은 이들을 보호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또한, 지혜롭던 선인들은 그 만물들에 자신들 역시 속함을 알고 있었습니다. 겨울 내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서서히 펼치기 시작했었지요. 겨울 내 적게 먹어 작아진 소화기관에 푸른 봄나물들을 넣어 생명의 기운을 넣었고, 봄 공기를 깊게 들이 내쉬며 몸 구석구석 펼쳐내고, 한 해 농사 지을 씨앗들을 골라냈습니다. 얼어붙어 있던..
[모집완료] 2018년 3월의 코치더코치 모집합니다 (3/25(일) 19:00-20:30) 코치로서 (혹은 코칭수련생으로서) 누군가의 삶에 '코칭'으로 함께 하기 위해 당신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가요? 칼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 칼을 사용하는 그 순간 잘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용하고 있지 않은 순간에 틈틈이 그리고 정기적으로 그 칼을 잘 갈아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코칭고객과의 코칭세션 자체에 정성을 다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코칭세션 외 시간에 자신의 코칭역량을 꾸준히 갈고 닦아야 합니다. 그 방법으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바로 수퍼비전(supervision)을 통해 성장하는 것입니다. 우리 함께 우리 코칭역량을 갈고 닦아보지 않으실래요? --------------------------------- 3월의 코치더코치를 안내합니다. "코칭이 거듭될수록 내가 하..